에이전틱 AI 시대 개막: AI가 쇼핑·예약·결제까지 대신하는 세상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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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3월 24일, 카카오가 발표한 서비스 하나가 조용히 큰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카카오톡 앱 안에서 챗지피티(ChatGPT)와 대화하다가 환절기에 쓸 만한 수분 크림 추천해줘라고 말하면, AI가 올리브영에서 제품을 직접 검색·추천하고 구매까지 연결해주는 서비스가 시작됐다. 이것이 바로 에이전틱 AI(Agentic AI, 사용자가 목표를 제시하면 스스로 계획을 세우고 연속적인 행동을 자율적으로 수행하는 인공지능)의 시대가 한국 일상 속으로 본격 진입했다는 신호탄이다. 단순히 질문에 답해주던 AI를 넘어, 이제 AI는 우리를 대신해 직접 일을 처리하는 존재로 진화하고 있다.

에이전틱 AI란? 답변하는 AI에서 행동하는 AI로

기존의 생성형 AI(텍스트·이미지 등 새로운 콘텐츠를 만들어내는 인공지능)가 어떻게 하면 되나요라는 질문에 답해주는 역할이었다면, 에이전틱 AI는 그 일을 직접 해드립니다로 한 걸음 더 나아간다. 사용자가 목표를 제시하면 AI가 스스로 계획을 세우고, 필요한 도구를 사용하며, 결과를 달성할 때까지 여러 단계의 행동을 순차적으로 수행한다.

기존 생성형 AI는 뛰어난 조언자다.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알려주지만 직접 실행하지는 않는다. 반면 에이전틱 AI는 대리인에 가깝다. 지시를 받으면 스스로 판단하고 행동해 결과물을 가져다준다. 예를 들어 다음 주 부산 출장 일정 잡아줘라고 요청하면, 에이전틱 AI는 KTX 시간표를 검색하고, 좌석을 예매하고, 숙소를 찾아 예약하고, 캘린더에 일정까지 등록하는 일련의 작업을 연속적으로 처리한다. 사람이 각 단계마다 직접 앱을 열어 처리하던 번거로움을 AI가 대신하는 것이다.

MCP(모델 컨텍스트 프로토콜, AI와 외부 서비스를 표준화된 방식으로 연결해주는 기술 규격)과 같은 기술 표준이 빠르게 확산된 덕분에, AI가 다양한 앱과 서비스에 안전하게 접속해 실제 행동을 수행할 수 있는 통로가 마련됐다.

카카오와 네이버의 에이전틱 AI 경쟁

카카오는 2026년 3월 24일 챗지피티 포 카카오 내 AI 에이전트 서비스인 카카오툴즈를 전면 개편했다. 올리브영·무신사·현대백화점·삼쩜삼·마이리얼트립·사람인·우리의식탁 등 뷰티, 패션, 유통, 세금, 여행, 취업, 요리 분야를 아우르는 파트너사 7곳의 서비스가 새롭게 추가됐다. 카카오툴즈는 MCP 방식을 채택해, 사용자의 질문에 따라 외부 서비스를 실시간으로 호출하고 답변 제공부터 실제 서비스 이용까지 한 번에 연결하는 구조로 운영된다. 카카오는 또 카카오툴즈 전용 홈 메뉴를 신설하고 인기 차트와 추천 서비스 큐레이션(방대한 정보 중 사용자에게 적합한 것을 채택해 제공하는 방식) 기능도 도입했다.

네이버도 통합 AI 에이전트 에이전트 N을 중심으로 검색·쇼핑·지도·결제 등 자사의 전 서비스를 하나로 연결하는 전략을 추진 중이다. 이용자가 강남역 근처 맛집 예약해줘라고 입력하면, AI가 네이버 지도에서 식당을 검색하고, 네이버 예약으로 자리를 잡고, 네이버페이로 결제까지 이어주는 방식이다. 탐색부터 예약, 결제, 일정 관리까지 끊김 없이 연결되는 흐름을 구현하는 것이 목표다.

폭발적으로 성장하는 글로벌 시장

시장조사기관 마켓앤마켓(MarketsandMarkets)에 따르면, 글로벌 AI 에이전트 시장은 2025년 78억 달러(약 11조 원) 규모에서 2030년 526억 달러(약 77조 원)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연평균 성장률(CAGR, 복리 방식으로 매년 평균적으로 성장하는 비율)은 46.3%에 달한다. 통계 플랫폼 스타티스타(Statista)의 데이터에서도 에이전틱 AI 시장 가치는 2024년 51억 달러에서 2030년 470억 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나타났다. 어도비, 구글, 삼성 등 글로벌 기업들도 에이전틱 AI 역량 확보에 나서고 있으며, 구글 클라우드는 2026년 AI 에이전트 트렌드 보고서를 통해 업무 자동화와 고객 서비스 분야에서 에이전틱 AI 도입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에이전틱 AI 활용법과 주의 사항

현재 한국 이용자들이 가장 쉽게 접할 수 있는 에이전틱 AI 서비스는 카카오톡 내 카카오툴즈다. 뷰티 제품 추천, 여행 계획 수립, 세금 신고 도움(삼쩜삼 연동), 취업 정보 탐색(사람인 연동), 레시피 추천과 식재료 구매(우리의식탁 연동)까지 다양한 생활 밀착형 서비스를 카카오톡 채팅창 하나에서 이용할 수 있다. 업무 환경에서도 이메일 작성부터 발송, 보고서 자료 수집부터 정리까지 반복적인 작업을 자동화하는 기업용 AI 에이전트 도입도 확산되고 있다.

다만 에이전틱 AI는 자율적으로 행동하는 만큼, 이용자의 세심한 관리가 필요하다. AI가 쇼핑이나 예약 등 실제 결제 행위를 대신 수행하는 경우, 의도하지 않은 구매나 예약이 발생할 수 있다. AI에게 부여하는 권한의 범위를 명확히 설정하고, 금전이 오가는 중요한 결정은 최종적으로 사람이 직접 확인하는 습관을 갖춰야 한다. 또한 AI가 외부 서비스에 접근하려면 개인 계정 연동이 필요한 경우가 많다. 어떤 권한이 요청되는지 꼼꼼히 확인하고, 신뢰할 수 있는 서비스에만 접근을 허용하는 것이 안전하다.

2026년은 AI가 조언자에서 대리인으로 전환되는 역사적 분기점이다. 카카오와 네이버가 에이전틱 AI 생태계를 일상 서비스로 구현하면서, 우리가 AI와 협업하는 방식이 근본적으로 바뀌고 있다. 기술의 편리함을 충분히 누리면서도 내 정보와 결정권을 지키는 균형 감각이, 에이전틱 AI 시대를 현명하게 살아가는 가장 중요한 도구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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